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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천안간 급행열차 시승기!~

프리온라인 2005. 2. 1. 03:19

어제 저녁 6시 20분...

 

학교를 나와서 시간에 맞춰 서울역에 도착했다.

서울역을 출발해서 천안까지 삽시간에 도착하는

천안행 급행열차를 타기 위해...

 

그런데 서울역 1호선 승강장이 아니다.

혹시 타고 싶으신 분은 급행열차용 승강장으로 가시길...

급행열차용 승강장은 1호선과 4호선이 만나는 환승통로에 뚫려있는

또다른 통로를 이용해야 한다. (기존 서울-수원간 급행열차를 이용해 보신 분은 알듯)

그 통로는 사람들이 자주 다니지 않고,

게다가 천장에 달려있는 표지판도 다른 표지판에 가려

쉽게 눈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

(4호선에서는 1호선으로 오다가 서울역사가 살짝 보이는 곳에서 왼쪽을 보면 있고,

1호선에서는 4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층계를 올라오면 정면에 보인다.)

 

급행열차의 승강장은 흡사 MT 따위를 떠날 때 만났던

경춘선 청량리역 승강장의 분위기가 풍긴다. 지상 승강장이기 때문이다... ^^;;

열차가 출발하기 전, 손님을 태우면서 차장 아저씨는 열나게 주의를 준다.

 

" 이 열차는 천안행 급행열차입니다. ... "

" This train stops some stations ... "

 

녹음된 목소리로 총각, 처녀가 연신 빠다바른 음성으로 설명을 곁들이고 있었다.

차장 아저씨도 이에 뒤질세라 정차하는 역을 하나하나 나열하며,

혹시 사람들의 발걸음에 생각없이 따라온 손님은 없을까 주의를 주고 있었다.

 

" 치이이이~~익~ "

 

김 빠지는 소리와 함께 출입문이 닫히고

18시 38분 천안행 급행열차는 어스름한 저녁을 달렸다.

승객은 그리 많지 않았다. 90%의 승객은 자리를 꿰차고 앉아있었으니까.

다음 역을 알리는 전광판에 써 있는 글은 나를 참으로 설레게 했다.

 

" 다  음  역   시 흥 역

  내리실문     ←──  "

 

야아... 다음역이 시흥역이라니...

 

나는 바깥 풍경을 보려 했다. 다른 지하철을 제치고 내달리는 기분을 만끽해 보리라.

그러나 보이는 것은 차창에 비친 내 모습과 앉아있는 승객들의 멀뚱한 표정뿐....

젠장... -_- 유리창이 선탠 되어 있고, 열차 안이 너무 환해서 밖이 제대로 보이지가 않았다.

나는 이마를 출입문에 바싹 붙이고, 두 손으로 손차양을 만들어 보았다.

지하철을 처음 타 보는 어린아이처럼... ^^;;

그나마 희미하게 서울 풍경이 보였다.

 

열차는 서서히 속도를 내는가 싶더니,

남영역 - 용산역을 그냥 통과하고 어느새 한강을 건너고 있었다.

동시 세 대의 열차가 한강 건너기 시합을 하는 듯 저마다의 행선지로 향하고 있었다.

한강철교에 동시에 몇 대의 열차가 지나갈 수 있을까... 문득 이런 생각도 들었다.

 

노량진역... 대방역... 신길... 영등포... 신도림... 구로...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지하철과는 달리, 이 열차는...

그냥 막 통과한다. 대방역은 지상 2층에 지하철역이 있다.

지하철이 2층에 있는 바로 이 때, 급행열차는 살짝 선로위치를 바꾼다.

이제는 지하철과 지하철 역사가 모두 오른쪽에 보인다.

급행열차가 달리고 있는 선로는 무궁화호, KTX가 이용하는 경부선 철로...

 

구로역을 지나면 바로 좌회전...

그런데 일반 지하철처럼 높은 다리를 건널 필요가 없다.

이미 맨 좌측 선로를 탔기 때문...

영등포역에서부터 구로역까지 있었던 수많은 철로는 이제 네 개로 압축된다.

지하철 선로(외선) 둘과 철도(내선) 선로 둘...

가리봉과 독산역은 내선을 이용하여 무정차 통과한다.

 

이제 시흥역...

열차는 서서히 멈추는가 싶더니, 시흥역 승강장에 도착했다.

그런데 안내방송도 안 해준다. 시흥역에 다왔는데..

아까 그 총각처녀에게 섬씽이라도 생겼나? -_-;; 모를 일이다.

시흥역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6시 53분.

서울역을 출발한 급행열차가 시흥역에 닿을 때까지 15분이 흘렀다.

보통열차로는 30분~35분 거리다...

 

나는 내렸고, 열차는 문을 닫고 또 달렸다.

내가 서울역에서 6시 20분 경에 보았던 천안행 일반열차가 옆 승강장에 막 도착했다.

딱 15분 정도 차이가 나는 것...

 

이제는 많이 어두워졌다.

집으로 가는 길... 시흥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거꾸로 독산역을 거쳐 집으로 가는 데만

20분이 넘게 걸렸다. -_-;;;

머 어쨌든 즐거운 시승기였다.

개강하면 자주 이용해야겠다~~~~!!!

 

 

* 천안행 급행열차 정차역.

 

서울역 - 시흥역 - 안양역 - 수원역 - .... - 천안역

 

* 서울행 급행열차 정차역.

 

천안역 - ... - 수원역 - 안양역 - 시흥역 - 영등포역 - 서울역 (올라오는 열차는 영등포에서 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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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 모임같은거 있을때 천안행 지하철 타고 천안가서 호두과자 먹고 올라오...-_-;;; 꼬리말에 코멘트 2005/02/01
진이-하얀사자 실감나는 우석님 특유의 후기.. ^^ 꼬리말에 코멘트 2005/02/01
류미☆ ㅎㅎㅎ 잼나구먼유~ 분명 그 남녀가 썸씽이 생긴걸거야 -_-;;; 꼬리말에 코멘트 2005/02/01
관탱 읽다가 지루해서 바로 내려옴..ㅋㅋㅋ 꼬리말에 코멘트 2005/02/02
스마일맨 민석 역시 글도 잘쓴단 말야 ㅋㅋㅋ 꼬리말에 코멘트 2005/02/02
지킴이 문장력 있으시네요..거기다 관찰력까지^^ 꼬리말에 코멘트 2005/02/02
뭉치우석 에궁.. 고맙습니다. ^-^;;; 꼬리말에 코멘트 2005/02/02
쇼뮬리에 우석형은~ 하나하나의 순간을 놓치지않고 생각을 하면서 보고듣는다라는 것이라고 판단됨니다. ^^;; ㅋㅋㅋ 꼬리말에 코멘트 2005/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