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여기에

제2회 서울-경주 교직원 친선축구대회

프리온라인 2007. 8. 18. 01:01

 

제2회 서울-경주 교직원축구대회 참가하기 위해 경주를 찾았다.

경주터미널 위로 맑은 하늘이 보인다.

이것은 곧 살인적 더위로 우리를 안내한다.

 


 

이거 올릴까 말까 하다가 올렸다. 누군지는 말하지 않겠다. -0-

초상권 침해 논란 예상된다. 사람을 집중하지 말고 배경만 봐달라.

오전 10시부터 전.후반 30분씩 서울-경주 교직원 선생님들의 정식 대회가 있었다.

진짜 살인적인 더위에... 난 미꾸라지처럼 출전을 피해가며 용케 버텼다.

출전했더라면 경기도 망치고, 몸도 망쳤을 거다.

바깥 날씨 온도가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응원만 해도 땀이 절로 나는 날씨였다.

경기 결과는 4:1로 서울캠 교직원의 승리!! (나에게 승패는 별로 중요하지는 않다.)


 

경주 천마총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 2시부터는 15분 쿼터제로 친선경기가 열렸다.

이번에는 천연잔디구장이다. 오홋... 오랜만인듯~ (그러나 이것도 나에겐 관심 밖의 일이다.)

태양은 머리끝에 와 닿았고, 1, 2 쿼터를 마치니 기진맥진 했다. 이건 사람이 할 일이 아니다 싶었다.

게다가 끊임없는 헛발질로 나는 양팀 모두의 비난을 계속 받아야했다. 절대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ㅋ

죽겠다 싶어 3쿼터는 화장실이 만들어준 그늘에서 쉬었다. 그리고 4쿼터에 다시 나섰다.

언제나 나아지지 않은 꾸준한 실력. ㅋㅋㅋ 어떻게 저렇게 감각이 없을 수가 있을까???

라고 사람들은 생각하겠지. 나도 놀라울 지경이니...

 


 

그 이후에도 "35살을 기준"으로 선후배팀을 나누고, 20분 짜리 경기를 더 뛰었다.

이것은 과연 "축구에 미친" 사람들만이 개최할 수 있는 대회가 아닐 수 없다. -0-

또또또 끝으로 캠퍼스별로 11명의 승부차기 게임을 했다.

제발 여기서는 빼줬으면 하는 마음에 숨고 싶었으나, 숨을 수도 없고 나보고 9번 하란다.

후배 중에 한 명보고 대신 좀 차라고 할까 했는데, 확인 사살까지 하는 통에 어쩔 수 없이 나섰다.

다행히도 슛은 성공했다. -_-ㆀ 몇몇 선생님들의 환호성에 쥐구멍에라도 있었음 싶었다.

허허... 내 인생에 축구 승부차기는 딱 두 번 있었고, 그 때마다 희한하게 들어갔다.

(첫번째 승부차기 기록은 대학 1학년 때였다.)

 


 

(사진 해상도를 팍 낮춘 데다 저녁 때라서 사진이 좀 구리다. ^^ 여기는 감포항.)

지긋지긋한 오후 경기를 마치고나서 감포로 이동했다. 저녁을 먹기 위해서지.

저녁식사는 나에게 이번 프로그램의 마지막 제3차 관문이었다.

제1차 관문은 오전 경기로, 목표는 눈에 안 띄어서 출전 안 하기,

제2차 관문은 오후 경기로, 목표는 공에 발 맞추기와 안 다치기.

(공에 발 맞추기는 매번 실패. ㅋㅋ) 마지막으로 제3차 관문은 술자리에서 술잔 피하기... 였다.

미리 준비해 간 숙취해소제 컨OO을 화장실에서 몰래 혼자 마셨다. 비겁해도 어쩔 수 없다.

후배 둘에게도 줄까 했는데, 걔들은 내 보호가 필요 없는 애들이다. ㅋㅋㅋ

 


 

회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나에게 횟집 회식은 정말 힘겨웠다. -_-;;;;

내 맞은 편에 앉아있던 후배 범준이는, 회 못 먹는데 어쩌냐고 나를 걱정해주고,

후배 민구는 그나마 회를 맛나게 먹을 수 있도록 나에게 *양배추를 추가로 시켜줬다.

이런 작은 배려는 감동이다~ ㅠㅜ 동갑내기 후배들의 선배사랑?? ㅋㅋㅋ

* 양배추 : 국그릇에 잘게 썬 양배추에 미숫가루 같은 거 뿌려놓은 사이드 음식으로

초고추장을 원하는 대로 섞은 뒤, 회와 함께 마구 버무려 먹으면 된다. 정확한 명칭을 모른다.

오늘 회식에서는 후배들이 여러 가지로 도움을 주었다. ㅋ

나같으면 눈치보면서 차마 생각도 못할 음료수를, 범준이는 콜라, 민구는 사이다...

저들이 알아서 한 병씩 들고 와서, 나는 가만히 얻어먹었다. 행복했다.

함께 앉은 (나에게) 한 기수 위 선배들은 그걸 보고 특별히 구박하거나 하지 않았다.

내가 그랬으면 분명 비난했을 인간들... -_-

게다가 술 권하는 경주캠 선배님을 후배 민구가 완벽 차단해줬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한테는 술을 안 권하더군. -_- 나한테는 별로 권하고 싶지 않았나보다. ㅋ

 


 

축구회원에 테니스회원까지 무지무지 많은 선생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00% 남성)

신입사원부터 최고선배까지 순차적으로 자기 인사를 하는 시간이 있었다.

이게 필요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던 1시간 가량의 '중앙방송'은 정말로 지겨웠다. -_-

나도 초반에 순서가 돌아왔고, 주위환기까지 하면서 나를 알렸다.

" (박수까지 치면서) 주목!!! 주목!!!! "

앞에서 동기 종윤선생이 내가 할 인사를 해버렸기 때문이었다.

"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

바로 이 대사.

 


 

여기서 중요한 한 명과 인사를 했다.

내가 4학년일 때, 상해사범대학으로 여름방학 단기어학강좌를 들으러 간 적이 있는데,

그 때 인솔교사가 "서" 선생님이었다. 축구 경기 내내 지켜보면서 눈도 마주쳤는데,

완전 모르시는 눈치였다. 그래도 인사를 하는 게 도리이겠지 해서 가서 인사를 드렸다.

 

" 안녕하세요? "

" ... "

" 저... 초면은 아니시죠? "

" 그러게. 어디서 본 거 같긴 한데... "

" 상해에서요. "

" 아!! "

 

다행히도 반가워해 주셨다. ^^

다음에 사무실로 전화 하란다.... (전화하면 뭐하게??????? -_-)

 

 

숙소로 돌아오는 30분 동안 버스안에서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려고 했는데,

갑자기 "쌩라이브" 노래자랑이 시작됐다. 다들 가사를 정확히 외우지 못해서 엉망징창이 됐다.

나는 혹시라도 시킬까봐 앉은 채로 가사를 완벽히 아는 5곡 정도를 준비했었다.

그랬더니 ㅋㅋㅋ 안 시키더군. 우씨. 그렇다고 자진할 수도 없고...

 

 

 

숙소로 돌아왔을 때는 깜깜한 밤이라 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냥, 다음날 아침에 찍은 사진으로 대신한다.

숙소에서 벌어진 술자리도 왁자했다. 인원은 많은데 자꾸 "중앙방송" 운운하니 술자리가 이상해졌고,

보다못한 정 팀장님이 버럭하는 지경까지 왔다. (표정만 봐도 얼마나 화가 나셨는지 난 알 수 있다. ㅋ)

그래서 속개된 숙소 안의 술자리. 그런데 정말 재미가 없었다. 내가 낄 곳도 마땅히 없고...

어째 경주캠 후배들에게는 정이 안 갔다.

 

어떻게 하면 몰래 빠져나와서 자볼까 궁리하고 있는 나에게 후배 민구가 전화를 했다.

" 저 코코팜 사주세요."

 


 

이렇게 밖으로 나와서 민구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후배 범준이와 합세하였고,

사진에서 보이는 나즈막한 벽돌담 위에 앉아 연신 수다를 떨었다.

수다는 주제가 맞아야 되는 건데, 얘들이랑 나는 별로 공통분모가 없는 사이인지라

줄곧 얘네들 얘기를 듣기만 한 거 같다. 어쩌다가 학교 선생님들 얘기 나오면 그제서야 내가 입을 열었지.

흥을 내기는 어려운 수다시간이었지만, 후배들이랑 함께 앉아 떠드는 것만으로 꽤나 재미있었다.

(반면 얘들은 얼마나 재미가 없었을지... ㅋㅋㅋ 그치만 내가 불러낸 건 아니다 뭐~)

 

 

 

새벽 1시 반 정도 됐을까? 숙소로 돌아가서 잠을 청했다.
코고는 소리가 방안을 잔잔히 진동했지만, 하루종일 몸이 고단했던지라 금세 잠에 빠졌다.

옆에서 자는 후배 민구도 그르렁그르렁 작은 소리로 코를 골았다. 그런데 제법 뒤척이더군.

피곤하건 아니건 웬만하면 잠에서 깨지 않는 나지만, 민구가 내 팔베개까지 했다가

언제 또 저쪽으로 멀리 굴러갔다가 할 때마다 잠이 깼다. 그리고 아침 7시 40분 기상...

둘 다 살아있었다. 다행이지!

(위 사진은, 밤에 어디를 다녀오셨는지 아침에 매우 피곤해 하던 "조" 선생님의 잠투정 포즈)

 


 

오후 1시 40분 경, 다시 학교로 도착!

그리고 오후 3시에 집 도착!

금요일 새벽 4시부터 시작된 전쟁과도 같은 35시간 동안의 이번 경주 원정 프로그램은

나에게 피로를 안겨주었지만, 나름대로 재미있는 구석도 있는 시간이었다.

카메라 들고 가지 않은 게 실수였다. 사진 많이 찍었으면 재미있었을 텐데....

 

집에 돌아온 나는, 자전거를 타고 영화를 보러 갔다오는 등.

주말이 통째로 없어진 아쉬움을 달래며 일요일 하루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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