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급 시사회!
정말 최고!!!
제가 시사회를 여태껏 서른 번 정도 다녀왔는데,
어제만큼 괜찮은 시사회가 별로 없었답니다.
시사회의 조건을 아주 충분히 만족시켜주었던 시간이었어요.
<A급 시사회의 조건>
1. 멀티플렉스
시사회에 몇 번 가보신 분들은 공감하시겠죠.
대부분의 시사회는 허름~한 극장에서 하곤 합니다.
혹자는 그런 영화관을 "시사회 전용 영화관"이라고 하죠.
종로 피카디리나 을지로 스카라극장(지금은 이름이 바뀌었을 겁니다.)
강남에 오즈시네마, 서대문 드림시네마(구.화양극장)....-_- 이런 극장이죠.
그에 비해 CGV, 메가박스, 대한극장 정도의 극장이면 일단 한 가지 충족합니다.
2. 무대인사
무엇보다 시사회의 가장 큰 장점은,
영화배우를 직접 볼 수 있다는 건데요.
물건너온 영화의 시사회는 배우를 볼 수 있는 기회가 극히 적고요.
아무래도 국산 영화 시사회에서는 배우를 만날 기회가 비교적 많습니다.
1번 조건이 충족한다면, 무대인사가 있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3. 좋은자리
시사회는 보통 먼저 올수록 좋은 자리에 앉게 됩니다.
시사회에서 좋은 자리는 무대인사가 있고 없고에 따라 조금은 다르죠.
무대인사가 없는 평범한 시사회라면, 평소 선호하던 자리가 좋은 자립니다.
그런데 무대인사가 있다면?? 상황은 달라지죠.
그런 경우, 앞에서 가까운 자리일수록 좋은 자리가 되겠죠.
그리고 복도 옆자리가 좋은 자리랍니다.
여차하면 복도를 따라 뛰어나가서 사진을 찍을 수도 있으니까요.
가끔은 영화배우가 관객들과 함께 영화를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영화배우의 옆자리가 최고죠! ㅋㅋㅋ
저는 박해일 옆자리에서 영화 <인어공주> 시사회를 본 적이 있습니다....ㅎㅎ
아....
과장님이 주신 티켓을 들고 용산CGV로 갔습니다.
역시 A급 예상 시사회답게 많이 번잡했습니다.
어디에서 초대권을 교환해야 할지 POP광고를 하지 않은 점은 매우 아쉽습니다.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초대권 교환(영화표로 바꿔줌)해 주는 곳을 발견!
줄을 섰죠.
" 어디에서 받으셨어요? "
" KTF요. "
앞선 아가씨가 담당자와 티켓을 교환하고 있는 걸 봤습니다.
' 허거덩... 난 어디서 받은 거지??? '
과장님이 달랑 시사회표만 주셨으니, 어디에서 받은지 내가 알게 뭐람.
분명히 영화하는 분이 있다고 그러시긴 했는데.... -_-;;;
" 어디에서 받으셨어요? "
" 음... CJ요."
" 네? CJ 어디요? "
" 저기.. 과장님한테 받은 건데요... (주절주절) "
" 아.. 그러면 CJ엔터.... 저~ 분한테 받으세요."
손가락을 따라가서 발견한 여자분은 고무줄로 묶은 몇 장의 티켓을 들고 있었다.
그런데 매우 바빠 보였다. 눈빛에 '나 무지 바빠요.'라고 써 있었다.
" 저기요... 저기요... "
그 분은 전화통화를 하면서 이리저리 왔다갔다 정신이 없어보였다.
내 말은 고스란히 씹혔음은 물론이다. -_- 음...
발만 동동 구르다가 결국 과장님께 확인 전화를 했다.
역시 과장님도 정확한 출처를 모르는 상황.
" 동국대학교 구매과장님한테 받았다고 해~!!! "
" 네? ... 아... 네네네... -_- (어휴) "
" 그냥 들이대~!! .... 그 영화 감독이 유하 아냐? "
" 네. 맞을 걸요. "
" 우리 학교 출신이잖아... "
" 아~ 네... 네네.. (어휴) "
" 야. 들이대보고, 안 되면 그냥 성수동으로 건너와라 그럼. 술이나 마시게. "
" (허걱-_-||||||) 아하하... 들이대 볼게요. 고맙습니다!!!!! "
우씨이런;;; 하마터면 낚일 뻔 했다.
" 저기요... CJ쪽은 어디에서 표 받아요? "
분주한 가운데를 뚫고 담당자로 보이는 여자 중에서 하나를 골라 물었다.
" 어디에서 받으신 건데요? "
" 제가요. 동국대학교 구매과에서 왔는데요. 구매과장님이.... #%#ㅃ#!@$"
결국 주절주절 앞뒤를 모조리 설명해야 했다. 처음부터 그냥 KTF라구 그럴걸 ㅠㅠ
근데 아까 들으니까 KTF 쪽 자리는 그닥 좋지 않은 자리라는 소리를 얼핏 들었다.
혹시 다른 쪽 자리는 좋을지 모르지. 여전히 분주하다.
" OO씨. 이 분 동국대에서 오셨대.
아.. 그럼 싸이더스 쪽인가? .....
싸이더스 쪽이겠네요. 저쪽에 줄서세요. "
이런.. ㅆㅑㅇ~ 여지껏 뛰어나디는 사람 꽁무니만 쫓아다녔는데, 또 줄서라고???
" 아이.. 저 아까 여기 줄 섰다가 저 분한테 가래서... 어디갔어.. 아 저 분.. 흰 옷 입은..."
" 그러시면... 저기 OO씨. 이 분 싸이더스 쪽에서 초대권 받으셨는데, 좀 챙겨드려."
결국 힘겹게 두 장의 영화표를 바꿨다. ㅠㅠ;;
엄청 번잡스러웠다.
어둑어둑한 영화관 로비에는 일반인들은 물론, 연신 꾸벅꾸벅 서로서로 인사하는
남녀가 매우 많았다. 한눈에 그들이 영화 관계자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간혹 배우처럼 보이는 말끔한 남자들도 있었다. 옆 자리에 앉은 여자 둘은
감독과 배우들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재미나게 하고 있었다.
참... 영화산업이라는 게 많은 사람들을 먹여 살리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윽고 입장.
엘리베이터 끝에는 배우들이 올라오면 찍으려고 크고 작은 카메라들이 대기중이었다.
기다릴까 하다가 그냥 자리 찾아 들어갔다. 내 자리... 어디지?
맨 앞에서 두 번째 자리. 그냥 영화볼 때라면 D급 자리다. 그런데 어제는 아니었다.
곧이어 배우들이 층계를 내려오는 모습 발견! 가장 먼저 눈에 띈 사람이 조인성!!
웅성웅성 하는 관객들 사이를 내려온 사람들이 스크린 앞에 나란히 섰다.
유하 감독. 제작자. 조인성. 이보영. 남궁민. 박효준, 진구, 천호진.
난리났다. ㅋㅋㅋㅋ
카메라 플래시 장난 아니고,
누가 마이크 잡을 때마다
연신 환호성....
나는 카메라는 준비가 안 됐으니
눈에 마구마구 이보영을 담았다! 가득 찰 때까지!!!!!!
영화 홍보, 특히 인터넷에 잘 올려달라고 부탁을 하는 배우들...
그래그래. 알았다. 일단 영화 보고 평가하마.
배우진이 다시 층계를 따라 올라가고
영화가 시작되었다. 시사회는 광고 시간이 없이 바로 시작해서 좋다.
<러닝타임 141분>
오오오오!!
조인성의 연기 변신.
이번에는 제대로다.
늘 어색했는데 말이다.
" 오... 괜찮은데? 그치? "
" 괜찮은데요? "
뿌듯하게 영화관을 나왔다!
역시 난 운이 좋단 말씀야... 이런 이벤트 아주 좋아!
외국어와 이벤트로 다져진 인생. 요정도면 괜찮은 이벤트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