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머지는 여기에

"全씨 사형판결 촬영후 만취했어요"

프리온라인 2005. 9. 10. 22:49
"全씨 사형판결 촬영후 만취했어요"


[조선일보 최승현 기자]

“ ‘피고 전두환 사형, 땅 땅 땅’, 법정에서 이 소리를 듣고 너무 먹었어요”. 7일 오후 6시 서울 평창동, ‘全斗煥’이란 문패가 달린 으리으리한 단독주택 앞에서 만난 이덕화(53)는 불콰한 얼굴이었다. 점심 촬영 직후, 소주 3병을 마셨다고 했다. 이날 촬영된 마지막 방송분은 1996년 서울지법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내란죄 등의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는 장면.

방송 사상 최초로 전두환 정권 실체를 정면으로 다룬 드라마 ‘제5공화국’이 11일 41회로 종영된다. 평균 시청률은 15% 안팎. 특히 80년대를 살았던 중장년 시청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고, 5공 인사들의 연이은 반발은 논란을 부추겼다. 그 중심에 이덕화가 있었다.

“여러 대통령 중 파란만장하기로는 전두환이라는 인물도 둘째가 아니죠. 그래서 개인적으로 흐뭇해요. 사건의 나열에 그쳤다는 느낌이 좀 아쉽긴 하지만.” 그는 “전 전 대통령도 해 떨어지고 사저(私邸)에 들어가면 마누라 무릎 베고 귀도 파달라고 했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며 “그런 부분이 제대로 그려지지 않아 아쉽다”고 했다.

이 드라마는 초반부, 전두환 미화 논란을 일으켰다. 12·12 사태 이후 신군부가 권력을 장악하는 과정이 그려지던 시기였다. 인터넷에는 ‘전두환 팬클럽’까지 생겨나 말이 많았다. 이덕화는 “사실, 12·12 사태 당시 혼란스러운 상황을 정리하는 과정은 군인으로서 칼 같이 잘 해결하지 않았냐?”면서도 “그 다음부터가 문제였다”고 했다. “깨끗하게 마무리짓고 민간에 정권을 이양했으면 정말 ‘멋진 군인’이 됐을 텐데.”

전두환 팬클럽이 생겼다는 이야기는 그에게도 충격이었다. “내가 뭔가 잘못한 것 같고, ‘이런 의도로 드라마가 나가는 게 아닌데’ 하는 생각에 답답했죠”. 그는 “배우는 자기 역할에 몰입하게 마련이어서, 전두환이란 배역을 연기하는 과정에서 애정이 생겨 본능적인 방어 의식이 작용했다”고도 설명했다. “전 전 대통령이 나에게 대포라도 한잔 사야 하는 것 아니냐”며 웃었다.

전 전 대통령의 통치에 대한 평가. “실정(失政)을 안 한 대통령이 어디 있겠어요? 하지만 전 전 대통령은 5·18, 삼청교육대 등을 통해 사람을 많이 죽고 다치게 했다는 점 때문에 멍에를 짊어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총구에서 나오는 힘은 한계가 있는 법이죠.”

이덕화는 지난 84년 대통령 시절의 전두환을 만나본 적이 있다. 최고 권력자의 생일파티에 사회자로 불려갔던 것. “사격 앞둔 훈련병에게 ‘얼차려’를 주는 것처럼, 행사 시작 4시간 전에 불러 이방 저방 왔다갔다하게 하며 정신없이 만들더군요. 따로 불려가 술도 한 잔 받았어요. 경호원이 ‘잔을 권하면 안된다’고 해서 술을 마시고 가만히 서있었더니 이순자 여사가 ‘한 잔 권하라’고 하던데요.”

“90년대 정치에 발을 들여놓았다는 이유로 연기자 10년 세월을 허송했다”는 이덕화에게 ‘제5공화국’은 승부수였다. 가발을 벗어던지며 연기하기까지는 수많은 갈등이 있었다. “머리를 고스란히 드러내면 역효과가 나서 다른 배역을 영영 못 맡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잘 마무리된 것 같아 다행입니다.” 그가 덧붙이는 말. “그거 아세요? 40~50대 사이에서 ‘좋아, 아~주 좋아’가 요즘 대단한 유행어라는 거”. 그는 전두환 목소리를 자주 흉내내온 처조카 사위 개그맨 최병서에게 여러가지 ‘디테일’을 전수받았다고 했다.

(최승현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vaidal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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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년에 이덕화가 전두환을 만난 적이 있었다는 사실이 신선하다.

에고... 전두환 대통령을 어찌 해야 할까나.

아직도 그는 대통령 했답시고 잘 나간다는데... -_-;;